권력을 공유하는 기쁨
임직원공동소유기업의 사상적 토대를 묻다
김현제 씀
2026년 입하
통합 차례
앞머리
이 책을 읽는 법 · 일러두기
본문 — 권력을 공유하는 기쁨
임직원공동소유기업의 사상적 토대를 묻다
- 들어가며
- 행위 상실의 시대와 언어의 고고학
- 바로(Varro)의 삼분법: 행위의 언어적·존재론적 기원
-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과 활동적 삶의 위계
- 아이히만의 그림자: 무사유와 행위의 결여
- 권력은 어디에 있는가: 아렌트의 권력론과 이소노미
- 적인가 동료인가: 슈미트와 아렌트의 갈림길
- 아감벤의 개입: 관리(Management)에서 제스처(Gesture)로
- 통합 비교 분석: 권력, 지배, 행정의 구조
- 아렌트의 한계와 그 비판자들
- 결론: 수단 없는 수단의 정치를 향하여
- 닫으며
부속 하나 — (행위고찰2) 움직이는 거푸집
임직원공동소유기업의 거버넌스 코드를 짓다
- 들어가며 — 부속 문서의 자리
- 거푸집의 토대 — 권력·이소노미·삼층구조
- Facere — 이사회의 자리
- Agere — 경영진의 자리
- Gerere — 의장·위원회·일상의 양식
- 한국 중소기업 현실에 맞춘 변형
- 닫는 말 — 결국 사람의 자리
부록. 거버넌스 코드 조문 (예시)
부속 둘 — (행위고찰3) 살아내는 숨결
임직원공동소유기업의 ESG를 살아내다
- 들어가며 — 부속 문서의 자리
- ESG라는 거푸집 — 무엇을 살아내는 일인가
- 1단계 Facere — ESG의 헌법을 짓다
- 2단계 Agere — ESG를 행하다
- 3단계 Gerere — ESG를 살아내다
- 1→2→3 단계 사이의 함정
- 한국 중소기업의 ESG 적용
- 결국 사람이다 — 닫는 말
부록. 단계별 점검표와 기구별 행동 가이드
부속 공유 용어집
- 권력 구조에 관한 어휘 — 자리들이 어떻게 함께 작동하는가
- 출발 단계의 한계에 관한 어휘
- ESG에 고유한 어휘
- 두 부속의 공통 적용 영역
이 책을 읽는 법
이 책은 글 네 편을 묶었다. 본문 한 편과 부속 두 편, 그리고 공유 용어집이다.
본문 「권력을 공유하는 기쁨」은 정치철학자들의 통찰을 빌려와 임직원공동소유기업의 사상적 토대를 세우려 했다. 마르쿠스 테렌티우스 바로(Marcus Terentius Varro, 116~27 BC)의 동사 삼분법 — Facere·Agere·Gerere(파케레-만들기·아게레-행하기·게레레-살아내기) — 에서 출발해,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의 활동적 삶과 권력론,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 1942~)의 제스처를 거친다. 그 끝에서 기업이 권력을 어떻게 나눠 가질 수 있는지를 묻는다.
부속 두 편은 본문이 지은 토대를 일터의 현장에 적용하는 시도다. 「(행위고찰2) 움직이는 거푸집」은 그 토대를 거버넌스 코드, 곧 회사의 권력 구조로 옮긴다. 「(행위고찰3) 살아내는 숨결」은 같은 토대를 ESG, 곧 회사가 매일 살아내는 양식으로 옮긴다. 본문이 사상이라면 두 부속은 그 사상을 회사의 매일 안에서 살아 숨 쉬게 하는 두 통로다.
가능하다면 이렇게 읽기를 권한다. 본문을 먼저 읽어 개념의 뿌리 — Facere·Agere·Gerere, 이소노미, 제스처 — 를 이해한다. 그다음 「움직이는 거푸집」을, 이어서 「살아내는 숨결」을 읽는다. 숨결은 거푸집의 짝이다. 거푸집이 세운 Gerere의 자리를 숨결이 ESG의 매일로 잇는다.
필요에 따라 부속편만 따로 읽어도 된다. 다만 본문에서 풀어 놓은 개념을 잘 이해할수록 부속편을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부속을 읽다 낯선 어휘를 만나면 책 끝 「부속 공유 용어집」을 펼치면 된다. 두 부속이 같은 뜻으로 쓰는 어휘를 그곳에 모았다.
일러두기
번호 체계.
본문과 두 부속은 각자 장 번호를 따로 매긴다. 본문은 0장에서 11장까지, 「(행위고찰2) 움직이는 거푸집」은 1장에서 7장과 부록까지, 「(행위고찰3) 살아내는 숨결」은 1장에서 8장과 부록까지다. 한 글이 다른 글을 가리킬 때는 글 이름과 절 번호로 적는다. 예를 들어 부속은 “본문 5장”으로, 본문은 “(행위고찰2) 5.3절”로 가리킨다.
‘행위고찰’이라는 이름.
두 부속 문서 제목 앞에 붙은 ‘행위고찰2’·‘행위고찰3’은 이 작업의 내력이 남긴 흔적이다. 본문의 초안 제목은 「(행위고찰1) 정치적 행위의 계보학과 그 운명 — 바로, 아렌트, 아감벤을 통해 본 행정(Administration)과 제스처」였다. ‘행위’를 공부하며 나름의 결실을 정리하려는 메모였다. 그렇게 시작한 글을 한 기업 경영자가 정치철학의 통찰을 빌려 일터의 사상적 토대를 짓는 시도로 키우면서, 본문의 제목을 「권력을 공유하는 기쁨」으로 바꾸고 ‘행위고찰’을 뗐다. 다만 정치철학에서 기업 지배구조와 ESG경영의 토대를 길어 올리려던 처음의 뜻은 그대로라, 뒤이은 두 부속 문서에는 여전히 ‘행위고찰’이라는 이름을 제목 앞에 남겨 두었다. 그래서 본문 제목에는 ‘행위고찰’이 없고 부속에만 ‘행위고찰2·3’이 붙는다.
각주.
각주 번호는 책 전체를 하나로 매긴다. 본문에서 시작해 부속까지 끊지 않고 이어 붙인다. 같은 출처를 다시 참조할 때는 ‘앞의 주 N 참조’로 처음 나온 주를 가리킨다.
라틴어·그리스어 표기.
세 동사를 가리키는 개념어 Facere·Agere·Gerere는 정자체로 적는다. 라틴어를 그대로 인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 글이 자기 개념어로 받아들여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뜻으로 쓴다는 뜻이다. 반면 라틴어나 그리스어를 그대로 인용할 때는 이탤릭으로 적는다(facit, poiesis 등). 같은 동사라도 소문자로 라틴어 낱말 자체를 가리킬 때는 이탤릭으로 적어(gerere) 정자체 개념어 Gerere와 구분해 적는다. 원어는 처음 나올 때 한국어 음역을 한 번 병기한다(예: Facere(파케레)).
번역어 표기.
한국어판 번역어와 이 책의 표기가 갈리는 자리가 있다. 대표 사례가 아감벤의 Gesture다. 한국어판 『목적 없는 수단』은 이를 몸짓으로 옮긴다. 본문에서는 그 정치철학적 무게를 살려 제스처로 적되, 한국어판 저작을 정본으로 인용하는 자리에서는 한국어판 노트 제목 「몸짓에 관한 노트」를 그대로 따른다.
강조 표기.
이탤릭과 굵은 글씨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사용한다. 이탤릭은 빌려 온 것에 쓴다 — 인용문, 출처를 밝히는 편집자 주, 그리고 본문에 그대로 적은 그리스어·라틴어 낱말과 원어로 적은 전문 개념어다(poiesis, Natality 등). 다만 우리말 옆에 뜻을 풀어 주려 괄호 안에 덧붙인 평범한 현대어 옮김(예: 몰다(drive))은 이탤릭 없이 둔다. 아감벤에게서 들여온 Form-of-life(Forma-di-vita)도 이 책이 자기 개념어로 받아들인 말이라 Facere·Agere·Gerere처럼 정자체로 적는다. 참고한 저작의 제목은, 한국어 제목이면 『 』·「 」로만 표시하고 이탤릭을 붙이지 않으며(『 』 안에 원어를 함께 적을 때 그 원어도 이탤릭 없이 둔다), 서양어 제목을 각주나 출처에 단독으로 적을 때만 이탤릭으로 적는다(A Latin Dictionary 등). 인용문이나 편집자 주 안에 든 제목은 그 이탤릭을 물려받는다. 문장 속 한 낱말이나 구에 잠깐 힘을 줄 때도 이탤릭으로 적는다. 굵은 글씨는 이 글이 힘주어 세우려는 것들에 쓴다 — 처음 들이는 핵심 개념어를 첫 한 번만 굵게 하고, 글이 내세우는 핵심 명제와 층·단계·정의 라벨 같은 구조 표지에 쓴다. 굵은 글씨는 무게를 지키기 위해 아껴 쓴다. 굵은 글씨 라벨 안에서는 이탤릭을 겹쳐 쓰지 않는다.
복기에 관하여.
두 부속의 첫머리는 본문의 핵심을 복기한다. 부속만 따로 읽는 독자를 위해서다. 본문을 막 읽고 온 독자는 그 복기를 가볍게 지나가도 된다.
공유 용어집.
두 부속 문서가 함께 쓰는 어휘 — 짜임·응답·분리·비켜섬·살아내다·잠정성·Form-of-life·그린워싱·한국 중소기업 — 는 책 끝 「부속 공유 용어집」에 모았다. 본문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두 부속에서 자라난 어휘다. 다만 살아내다와 Form-of-life는 본문에서 들여온 말을 두 부속이 같은 뜻으로 이어받았다.
제목 출처.
이 책의 제목 『권력을 공유하는 기쁨』은 김만권 선생의 「계엄에서 혁명으로」(『황해문화』 2025년 가을호에 수록)에서 빌렸다. 김만권 선생은 그 글 끝에, 우리가 새로 세울 정치의 기반은 '권력을 공유하는 기쁨'이어야 한다고 썼다. 이 한마디가 내가 몇 해 동안 붙들고도 풀지 못한 생각의 매듭을 풀어주었다. 그래서 그 표현을 그대로 이 책의 제목으로 삼았다. 이 책이 김만권 선생의 글에 진 빚은 비단 제목에만 그치지 않는다. 본문 6장과 그 각주에서 따로 밝혔다. 제목을 빌리겠다는 청을 김만권 선생이 너그러이 받아 주었다. 이 자리를 빌려 그 너그러움에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