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정책 제안 — 수급자가 아니라 주인으로

이 글은 지우학의 연구 활동을 토대로 한 정책 제안의 웹게시용 공개 버전이다. 이 제안의 수신자는 정당 — 소유의 민주화를 의제로 세울 정치 세력 — 이며, 정당이 채택할 제안 문안의 형식을 취한다. 본문의 '우리'는 이 제안을 채택할 정당을 가리킨다. 진단의 토대는 Research 〉 Theme research의 「AI 경제 전환의 한국판」에, 연구의 경위는 「AI 경제 대전환 연구 — 한국 사회의 관점에서」에 있다. 같은 진단이 정부에게는 「정부 연구 브리프 — AI·인구 이중 충격과 자본 소유의 사전분배」로, 기업에게는 「기업 지배구조 브리프 — 가치가 빠지는 결절점에서 소유를 나눈다」로 나란히 선다 — 어조의 차이는 수신자에 맞춘 조율이다. 이 제안은 진행 중인 연구에 기초하며, 간판 정책 둘은 시범으로 증거를 쌓기 전의 설계다. 게시일: 2026-07-29.

정당 정책 제안 — 수급자가 아니라 주인으로

1. 두 명제

수급자가 아니라 주인으로.
과세 못 하면, 소유한다.

AI가 자본의 시대를 연다. 그 자본을 누가 갖는가가 다음 한 세대의 불평등을 가른다. 우리의 답은 하나다. 미리 나눈다. 결과를 사후에 손보는 재분배가 아니라, 출발의 소유를 미리 바꾸는 사전분배다. 시민을 수표 받는 고객이 아니라 몫을 가진 주인으로 세운다.


2. 무엇이 끊겼나

일과 소득의 고리가 끊긴다. 근거는 「AI 경제 전환의 한국판」 1절과 5절에 있다.

AI가 노동을 밀어내고, 인구가 노동을 거둬간다. 생산연령인구는 한 세대 만에 절반 아래로 줄어든다. 그 위에서 같은 기업이 AI를 들이고, 그 자리에서 사람의 일이 밀린다. 비용은 노동이 치르고, 이득은 자본이 가져간다. 같은 기업 안에서 기여와 소유의 끈이 끊긴다.

노동자 한 사람의 자리에서 보면 이렇다. 회사가 AI를 들이면 그의 일 일부가 밀려난다. 그런데 그 AI의 값은 회사 살림 — 노동이 함께 만든 살림 — 에서 나간다. 그렇게 치른 이득은 주주에게 간다. 자기를 밀어내는 도구의 값을 자기 노동으로 치르고, 그 과실에서는 빠진다. 끊어진 고리가 여기 있다.

가치는 자본으로 빠져나가고, 그 자본은 소수에게 모인다. 이대로 두면 AI의 풍요는 가진 자의 풍요로 끝난다. 끊어진 고리를 다시 이어야 한다.


3. 왜 소유인가

끊어진 고리를 잇는 길은 둘이다. 현금이냐, 지분이냐.

현금 이전은 수급자를 만든다. 매달 수표를 받지만, 가진 것은 늘지 않는다. 지분은 주인을 만든다. 자본이 버는 만큼 함께 번다. 우리는 후자를 고른다. 소유의 민주화는 분배가 아니라 권력의 자리를 옮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받는가의 문제를 넘어, 누가 주인인가의 문제다.

이 길은 우리만의 착상이 아니다. 한 세기의 정치경제가 같은 곳을 가리킨다(「AI 경제 전환의 한국판」 6절). 사전분배라는 말은 제이컵 해커에게서 왔다. 재분배가 시장이 끝난 뒤 결과를 손보는 일이라면, 사전분배는 시장이 시작되기 전에 자산과 기회의 분포를 바꾸는 일이다. 뿌리는 더 깊다. 미드와 롤스는 '재산소유 민주주의'를 말했다. 복지국가가 소득을 사후에 이전하는 데 그친다면, 재산소유 민주주의는 생산자산의 소유 자체를 미리 널리 흩뿌린다. 롤스는 복지국가 자본주의보다 이 길을 앞에 두었다. 피케티는 다른 각도에서 같은 곳을 가리킨다. 자본의 수익률이 성장률을 웃돌면 자본의 몫이 꾸준히 커진다. 소득의 흐름만 손봐서는 그 격차를 따라잡지 못한다. 자본의 소유 자체를 나눠야 한다.

오해는 말자. 소유는 만능이 아니다. 지분은 시차가 길고 위험을 타니, 분산과 보편으로 위험을 흩고 소득지원과 함께 간다. 재분배를 버리는 게 아니라 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4. 간판 정책 둘

① 보편 청년 자본계좌 — 지분으로 충전한다

청년에게 자본의 지분을 미리 쥐여 준다. 핵심은 셋이다. 보편이고, 지분이고, 영구다.

지금 한국의 청년 자산형성은 정권마다 갈린다. 청년희망적금(2년), 청년도약계좌(5년), 청년미래적금(3년)으로 이름도 기간도 매번 바뀌었다. 복리는 긴 시간을 먹는데, 그 시간을 정치가 보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악순환을 끊는다. 정권의 상품이 아니라 제도의 기반으로 박는다.

씨앗은 이미 있다. 부모급여의 한 조각을 정부 출연 복리·지분 계좌로 돌린다. 디딤씨앗의 종잣돈을 저축과 분리해 무조건 심고, 가난할수록 더 심는다. 국공채와 적금이 아니라 국내 성장·기술 자본으로 충전한다. 목돈 한 번이 아니라 평생 가는 흐름으로 설계한다. 그리고 출생 코호트가 아니라 살아 있는 세대부터 채운다. 신생아가 급감하는 나라에서, 복리를 기다리는 모델은 너무 늦다.

② 국민성장펀드 시민 무상 구좌 — 안 넣어도 받는다

국민성장펀드는 5년 150조 규모로 2026년에 30조를 집행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민참여형은 본인이 돈을 넣는 공모펀드다. 한도가 5년 2억이고, 2026년 5월 판매분은 일부 은행에서 당일, 전체로는 닷새 만에 소진됐다. 여윳돈 있는 사람만 성장의 과실을 나눈다. 사전분배와 정반대 방향이다.

우리는 그 옆에 무상 구좌(형제 제안 「정부 연구 브리프」의 '국민성장펀드 출연형 갈래' — 같은 장치다)를 세운다. 자기 돈을 넣는 공모형 옆에, 안 넣어도 받는 출연형을 따로 둔다. 자본 없는 청년에게 정부가 무상으로 지분 구좌를 배정한다. ①의 자본계좌가 채울 지분의 공급원이 여기다. 공모펀드는 돈 있는 사람만 주인으로 만든다. 무상 구좌는 모두를 주인으로 만든다. 받되, 수급자가 아니라 주인으로 받는다.


5. 분산 소유 — 기업 안에서도, 울타리 밖에서도

소유의 민주화는 거시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업 안에서도 소유를 나눈다(「AI 경제 전환의 한국판」 5절). 우리사주를 확대하고, 노동이사제를 공공에서 민간으로 넓히며, 종업원 신탁(EOT)의 법제를 연다. 영국과 미국은 EOT 법제를 가졌으나 한국에는 없다. 길 자체가 제도로 닫혀 있다. 그 길을 연다. 협동조합과 종업원 공동소유의 그릇을 함께 짓는다(설계는 이 Editorial의 「기업 지배구조 브리프 — 가치가 빠지는 결절점에서 소유를 나눈다」가 맡는다).

우리는 울타리 안에서 멈추지 않는다. 기업 단위 소유는 울타리 안의 사람만 거두기 때문이다. 우리사주는 대기업·정규직에 쏠린다. 그것만 키우면 대기업 정규직은 주주가 되고, 중소·비정규·플랫폼 노동은 그 바깥에 남아 노동 이중구조가 되레 굳는다. 그래서 우리는 울타리 밖을 함께 거두기로 약속한다.

그래서 두 손이 짐을 나눈다. 한 손은 기업 단위 분산 소유로 국가의 집중을 푼다. 다른 손은 보편 계좌와 공적 장치로 울타리 밖을 거둔다. 소유를 나누되, 그 소유가 다시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한다. 장부의 소유가 권력의 실질이 되게 한다. 지분만 고르게 나누고 결정이 한 사람에게 몰리면, 이름만 공동소유다.


6. 과세가 아니라 소유다

왜 과세가 아니라 소유인가. 과세는 저항을 부르고, 소유는 함께 올라타기 때문이다.

자본 과세는 곧장 표를 건드린다. 상장주식 개인 투자자가 1,423만, 가상자산 투자자가 1,022만이다. 그래서 보수도 진보도 자본을 우대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2024년 12월에 폐지됐고, 증권거래세는 0.20%로 돌아갔다. '자본에 못 매긴다'는 것은 한 정권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다.

반면 소유는 '내 몫을 늘린다'는 이름으로 저항이 덜하다. 국부펀드식 지분 취득은 함께 올라타는 일이다. 그러니 AI 자본 이득을 거두는 길은 과세가 아니라 소유로 난다. 이것은 이념이 아니라 정치의 산수다.

단, 단서를 단다. 국가채무는 2072년 GDP의 173%로 향한다. 그 압력은 언젠가 자본 세원을 다시 부른다. 그러니 새 세원의 길을 죽이지 않고 살려 둔다. 자본 과세는 이념으로 막힌 것이 아니라 정치로 막혔을 뿐이다.

여기에 한국만의 제약이 더해진다. 최대 자본 풀인 국민연금은 이미 인구에 저당 잡혔다. 2025년 한 해 231.6조를 벌었으나, 그 돈은 시민에게 한 푼도 가지 않는다. 전액 고갈을 늦추는 데 들어간다. 헌 그릇을 헐어 새 분배에 쓸 수 없으니, 새 그릇을 따로 짓는다. 공적 지분, 비영리 자본, 협동조합이다.

순서가 소유 먼저일 뿐, 과세를 영영 버리는 것이 아니다. 과세가 막힌 자리를, 소유가 연다.


7. 약속

우리는 시민을 수급자가 아니라 주인으로 세운다. 매달 수표를 건네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의 몫을 미리 쥐여 준다.

  • 청년에게 보편 자본계좌를 지분으로 충전한다. 정권마다 갈리는 적금이 아니라, 평생 가는 제도로.
  • 국민성장펀드에 시민 무상 구좌를 연다. 돈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가 주인이 되도록.
  • 기업 안의 소유를 넓히고, 울타리 밖의 노동까지 보편으로 거둔다.
  • 과세의 길은 살려 두되, 소유를 먼저 한다.

끊어진 일과 소득의 고리, 그 답은 소유의 민주화다. 살아 있는 세대부터, 수급자가 아니라 주인으로.


출처 일람

수치는 1차 출처를 따르고, 분석의 근거는 Theme research의 「AI 경제 전환의 한국판」에 있다.

  • 인구 —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2023.12): 생산연령인구 3,674만→1,658만.
  • 연금·국부펀드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2025년 수익금 231.6조(시민 배당 없음, 전액 고갈 방어). 금융위원회, 국민성장펀드(5년 150조, 2026년 30조 집행)·국민참여형 판매(2026.5~6, 한도 5년 2억, 5영업일 완판; 2차 6천억 3분기 판매 예고).
  • 자본계좌 — 금융위원회·서민금융진흥원: 청년희망적금·청년도약계좌·청년미래적금(2026.6.22 출시, 3년·월 50만). 보건복지부: 부모급여. 아동권리보장원: 디딤씨앗통장.
  • 조세·재정 — 기획재정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2024.12), 증권거래세 0.20% 환원. 자본시장연구원(2025): 상장주식 투자자 1,423만. 금융정보분석원 집계·국회 제출자료(2026.2월 말): 가상자산 투자자 1,022만. 국회예산정책처, 「2025~2072년 NABO 장기재정전망」(2025.2): 국가채무 GDP 173.0%(2072).
  • 정치경제 계보 — 해커(사전분배), 미드·롤스(재산소유 민주주의), 피케티(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