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보다 소유

과세보다 소유

『네 덕에 사람답게 되어 간다』 〉 '아빠의 앙가주망' 장 〉 '기술진보의 사회 영향' 편의 둘째 글이다. 「기계를 들이는 사람」이 문을 연 기술 편에서, 앞의 글이 몫의 쏠림을 진단하고 소유의 사전 분산이라는 방향을 세웠다면, 이 글은 한국 진단의 상세와 제도의 응답을 맡는다. 주제별 진단은 Research 〉 Theme research의 기술진보에서 다룬다. 『네 덕에 사람답게 되어 간다』(출간 준비 중)에 실을 글을 웹에 맞게 고쳤다. 게시일 2026-07-28.


두 충격은 같은 사람을 치지 않는다

세계는 인공지능 가치사슬의 안과 밖으로 갈리고 있다.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는 그 지도를 이렇게 그린다. 가치사슬 밖의 나라는 기계에 일자리를 내주는 충격은 고스란히 맞으면서, 그 충격을 달랠 세수도 나눌 이익도 갖지 못한다. 사무를 외주받아 성장한 나라는 기계가 바로 그 사무부터 삼키는 것을 지켜본다. 한국은 가치사슬 안에 공고히 자리 잡은 나라다. 메모리 반도체 덕분에 이 거대한 전환의 큰 몫을 가져간다. 그래서 앞의 글에서 말했듯, 한국에서 인공지능은 위협이 아니라 해법이라 불린다. 일손이 비는 나라이니 기계로 메우면 된다는 논리다.

그 셈이 반은 맞고 반은 함정이라는 것까지 앞의 글에서 말했다. 한국은 지금 두 충격을 한꺼번에 맞고 있다. 인공지능이 노동을 밀어내는 충격과, 인구가 줄어 일손이 마르는 충격. 셈의 절반이 함정인 까닭은 이 둘이 같은 사람을 치지 않기 때문이다. 기계가 대신하는 일과 사람이 모자란 일이 다르다. 이 글에서는 그 함정의 깊이를 재고, 빠져나올 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부양의 셈법이다. 인구 통계에서 일할 나이(15~64세)의 인구를 생산연령인구라 부른다. 통계청은 이 인구가 50년 안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내다본다. 지금은 생산연령인구 열 명이 어린이와 노인 네 명을 부양하는데, 이 추계대로면 50년 뒤에는 열 명이 열두 명을 부양해야 한다.[1] 그 부담의 정체가 중요하다. 늘어나는 짐의 거의 전부가 노인이다. 한쪽에서는 인공지능이 노동을 밀어내고, 다른 쪽에서는 얇아진 노동이 무거워진 노년을 떠받쳐야 한다. 임금에서 떼는 보험료와 세금을 더 올려 이 짐을 지울 길은 이미 좁다.

그래서 한국의 물음은 미국과 다르다. 모두에게 자본의 지분을 미리 나누는 일을 사전분배(predistribution)라 부른다. 미국에서 사전분배는 기계가 앗아가는 임금을 메우는 처방이다. 한국에서는 부양을 떠받칠 두 번째 기둥을 세우는 일이다. 노동소득 하나로 노년을 떠받치다 무너지지 않도록, 임금 곁에 자본 소득의 흐름을 하나 더 세우는 일. 같은 처방이 다른 병을 고친다.

여기에는 중요한 변수가 있다. 이민이다. 비는 일손을 메우는 가장 빠른 길은 사실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통계청도 새 추계에서 나라 밖에서 들어오는 인구를 직전보다 늘려 잡았다. 이민이 일손을 메우면 '기계가 해법'이라는 셈의 무게는 준다. 둘은 경쟁하는 처방이다. 다만 이민은 규모와 속도와 사회 통합이라는 결이 다른 물음을 함께 데려온다. 여기서는 변수로만 적고 판정은 미뤄둔다.

시간의 셈법도 다르다. 미국은 아이가 태어나면 나라가 종잣돈을 넣어 주는 계좌로 첫발을 뗐다. 종잣돈이 아이와 함께 자라며 복리로 불어나는 설계다. 신생아가 급감하는 한국에서 이 모델은 아름답지만 효과가 너무 늦고 너무 좁다. 종잣돈이 자라 소득 구실을 하려면 수십 년이 걸리는데 부양의 짐은 그보다 먼저 무거워지고, 종잣돈을 심을 갓난아이 수는 해마다 줄어든다. 반면 짐을 질 세대는 이미 태어나 일하고 있다. 그러니 한국은 살아 있는 세대부터 채워야 한다. 청년과 현직이 먼저다.

두 충격이 같은 사람을 치지 않는다는 어긋남이 누구를 먼저 때리는지 — 첫 일자리가 마르고 배울 기회가 거꾸로 가는 이야기 — 는 노동 편이 맡았다. 이 글은 다음 물음으로 간다. 두 번째 기둥을 세우려면 지분을 담을 그릇이 있어야 한다. 한국에 그 그릇이 있는가?

새는 그릇

있기는 하다. 문제는 멀쩡한 그릇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 최근 내놓은 그릇과 비교해 보자. 미국의 것이 가장 모범이라서가 아니다. 신생아 계좌라는 첫발을 실제로 뗀 나라이고, 이를 인공지능 시대의 사전분배 장치로 키우자는 제안이 그 뒤를 잇고 있어, 갖춰야 할 요건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난 사례라서다.

미국의 제도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고 확대는 아직 제안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그릇의 설계가 갖춰야 할 요건이 분명하여 비교의 잣대로 세움직하다. 총 네 가지다. 소득을 가리지 않고 전 국민이 받는다. 정부가 종잣돈을 심는다. 복리로 불어난다. 수혜자 본인이 지분을 소유한다. 정확하게는 미국의 첫발도 이 네 요건을 완전히 다 갖추지는 못했다. 종잣돈은 몇 해 사이에 태어난 아이에게만 가고, 가난한 아이에게 더 주는 누진 구조도 없다. 그러나 이 네 가지 요건을 다 갖춘 그릇은 아직 어디에도 없기에, 한국의 세 제도를 이 잣대에 대어 살펴볼 만하다.

디딤씨앗통장은 취약계층 아동의 자립 종잣돈이다. 아이가 저축하면 정부가 두 배를 얹어 준다. 뜻은 좋으나 세 가지가 아쉽다. 취약계층만 받으니 보편이 아니다. 저축을 해야 얹어 주니 저축할 여유조차 없는 가장 가난한 아이가 빠진다. 정부 몫을 국공채로 굴리니 지분이 아니다. 국공채는 나라에 빌려준 돈이라 정해진 이자만 돌아온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채권자의 주머니로 흐르지 않는다. 앞의 글에서 보았듯 기계가 늘린 몫은 지분을 소유한 쪽으로 흐른다. 이 글에서 세우려는 두 번째 기둥은 그 흐름에 올라타는 지분이다.

청년 적금은 세대를 잘 겨냥했으나 일관성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일관성이 없으면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없다. 지난 정부의 청년도약계좌는 5년짜리 적금이었고 160만 명 넘게 가입했다. 새 정부는 이를 3년짜리 청년미래적금으로 갈아 끼웠는데, 출시 당시 청년들이 줄을 섰다. 목돈의 갈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 열기가 왜 지속되는지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 도약계좌 전에는 2년짜리 희망적금이 있었다. 세 정권이 세 상품을 내놓았다. 이름도 기간도 매번 달라졌다. 복리는 시간을 먹고 크는데, 그 시간을 정치가 보장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릇을 갈아 치우는 나라에서 평생 가는 자산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상품이 끝날 때마다 갈증은 도로 살아나고, 새 상품 앞에 줄이 다시 늘어선다.

부모급여와 아동수당은 소득을 가리지 않는 보편 급여다. 넷 가운데 첫째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현금이전이라 소유에 따른 효과도, 시간 흐름에 따른 복리 효과도 없다. 현금은 보통 들어온 달에 쓰이고 사라진다.

이 진단들을 겹치면 그릇이 새는 자리가 둘 보인다. 첫째, 보편성과 자산형성이 따로 논다. 보편은 현금이전에 있고, 자산형성은 선별 계좌와 한시 적금에 있다. 미국의 설계가 한 그릇에 담은 것을 한국은 왜인지 둘로 갈라 두었다. 둘째, 목돈은 있어도 흐름이 없다. 디딤씨앗통장과 청년 적금의 공통 목표는 목돈 마련이다. 자립 자금, 결혼 자금, 주택 자금. 다 한 번 쓰면 끝나는 돈이다. 앞에서 한국에 필요한 처방은 평생 가는 흐름, 곧 부양을 떠받칠 자본 소득이라고 했다. 그런데 목돈은 흐름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의 제도는 자산형성에는 닿아도 사전분배에는 닿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새 길을 깔 것 없이 이미 깔린 길을 이으면 된다. 부모급여의 한 조각을 평생 가는 지분 계좌로 돌리면, 이미 갖춘 보편성 위에서 나머지 세 요건을 채울 수 있다. 디딤씨앗의 종잣돈은 저축과 떼어 내 조건 없이 심고, 가난할수록 더 많이 심는다. 국공채 대신 성장하는 자본의 지분으로 채워 성장의 몫을 제대로 분배하고, 기본값을 목돈 인출이 아니라 지분 보유와 배당에 둔다. 그리고 갓난아이부터가 아니라 살아 있는 세대부터 채운다.

어떤 제도도 완벽할 수는 없다. 이 설계 안에서는 두 시간의 기대가 상충한다. 자산은 나중의 흐름이고 생활비는 당장의 허기다. 복리는 긴 시간을 먹는데 당장의 결핍은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한다. 자본계좌 하나로 둘 다 메우려 들면 둘 다 놓친다. 지분의 계좌는 소득을 받치는 장치와 짝을 이뤄야 한다.

저당 잡힌 엔진

자, 이미 깔린 길을 잘 이었다 치자. 이 그릇에 더 이상 새는 곳은 없어 보인다. 다음은 그 그릇을 채울 지분이 어디서 오는지 물을 차례다. 그릇을 돌릴 엔진 말이다.

한국에는 이미 거대한 엔진이 하나 있다. 국민연금이다. 이름은 연금이지만 실질은 국부펀드에 가깝다. 적립금이 1,500조 원을 넘고,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대주주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230조 원을 벌었다. 기금 수립 이래 최고 수익이고, 한 해 연금 지급액의 다섯 배 가까운 돈이다. 그러나 그 돈은 시민에게 한 푼도 흐르지 않는다. 전액이 기금 고갈을 늦추는 데 들어간다. 국회가 지난봄 연금 개혁을 단행해 고갈 시점을 약 9년 미뤘지만, 셈법의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초과수익은 이미 인구감소와 고령화라는 부채를 갚는 데 예약됐다. 자본 소유의 분배가 가장 절실한 나라에서, 나라의 가장 큰 자본 풀이 인구에 저당 잡혀 있다. 이것이 한국판 설계 전체를 옥죄는 근본 제약이다. 헌 그릇을 헐어 새 분배에 쓸 수 없다.

막 태어난 엔진도 있다. 국민성장펀드다. 정부가 주도해 5년 동안 150조 원을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기금이다. 국민이 성장의 과실을 나눈다는 설계로, 지난봄에는 국민참여형 펀드를 팔았다. 일주일 만에 다 팔렸다. 그런데 가입자 수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삼만 명. 한 사람이 평균 이천만 원 가까이 넣었다.[2] 오천만 국민 가운데 삼만 명. '국민'의 이름을 달았으나 여윳돈 있는 사람만 올라탔다. 본인이 돈을 넣어야 하는 공모펀드이니 당연한 귀결이다. 방향이 사전분배와 정반대다.

엔진을 조금 고쳐보면 어떨까? 첫째, 국민성장펀드에 출연형 갈래를 만든다. 돈을 넣은 사람에게 수익을 주는 공모형 옆에, 돈을 넣지 않아도 지분 구좌를 배정받는 자리를 따로 둔다. 자본 없는 청년에게도 나라가 지분을 심어 주는 길이다. 앞 마디의 계좌를 채울 지분이 여기서 나온다. 둘째, 국민연금의 호황분을 시민에게 배당할 길을 미리 설계해 둔다. 당장은 떼어 올 잉여가 없다. 고갈 방어가 먼저다. 그러나 인구 압력이 풀리는 날이 오면 초과수익의 일부를 시민 배당으로 돌릴 여지가 생긴다. 본보기가 있다. 미국 알래스카주는 석유를 판 돈으로 기금을 쌓고, 그 수익을 주민에게 해마다 배당한다. 지금 쓰자는 것이 아니다. 길만 예약해 두자는 것이다.

이 길에도 걸림돌이 둘 있다. 하나는 국가의 비대다. 국가가 시장의 지배 주주가 되면 기업의 결정이 정치에 휘둘릴 수 있다. 연금사회주의라는 비판이 생긴 이유다. 다른 하나는 위험의 전가다. 청년의 계좌를 반도체 지분으로 채우면 청년의 노후가 반도체 경기에 묶인다. 국민연금도 올해 이 쏠림에 발목을 잡혔다. 증시가 급등하자 국내주식의 실제 비중이 운용 목표를 훌쩍 넘겼고, 원칙대로 팔자니 시장이 흔들릴 판이라 매도를 미루다 결국 목표치를 올려 초과분을 껴안았다. 나라의 기금도 이렇게 버거워하는 쏠림을 가계로 옮겨서는 안 된다. 답은 분산과 보편이다. 설계에서 이 두 단어를 잊으면 처방이 병이 된다.

자본에 매기지 못하는 나라

앞의 글이 미뤄둔 숙제의 셋째 항목이 남았다. 세금이다.

논리는 단순하다. 한국에서 노동소득은 최고 45%의 누진세에 사회보험료까지 문다. 자본소득의 짐은 그보다 훨씬 가볍다. 소득이 노동에서 자본으로 옮겨 가는 시대에 세금이 노동에 기울어 있으면, 나라 곳간은 마르고 쏠림은 깊어진다. 그러니 세금의 부담도 노동에서 자본으로 옮겨야 한다. 여기까지는 셈이 쉽다. 어려운 것은 정치다.

최근 몇 해의 기록을 보자. 국회는 주식 양도차익에 물리기로 했던 금융투자소득세를 시행도 하기 전에 접었다. 그 세금을 전제로 내렸던 증권거래세는 도로 올렸다. 정부는 대주주 기준을 조이려다 반발에 밀려 물렀고, 가상자산 과세는 거듭 미뤘다. 여기까지가 보수 정부의 기록이다. 진보 정부는 다른 길을 갔는가. 아니다. 금융투자소득세를 되살리는 대신,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을 종합과세에서 빼내 낮은 세율로 갈라 주는 특례를 새로 만들어 올해부터 시행한다.[3] 자본시장을 살린다는 명분은 저마다 달랐으나 방향은 하나였다. 자본 과세의 모든 변화가 우대 쪽으로 기울었다. 내 눈에는 보수나 진보나 별 차이가 없다.

재정은 정반대를 가리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가채무가 두 세대 안에 나라 경제의 1.7배를 넘는다고 내다본다.[4] 돈이 가장 급해지는 나라가 자본에 물리는 세금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간단한 산수 아닐까? 주식에 투자하는 국민이 1,400만 명을 넘어섰다. 자본에 매기는 세금은 곧장 이 표밭을 흔든다. 자본은 발이 빨라서, 세금을 조이면 증시와 환율이 먼저 출렁이고 유권자가 그 출렁임을 바로 체감한다. 기계에 물리는 세금도 마찬가지다. 기계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이니 그 기계에 세금을 물려 재원을 만들자는 이른바 로봇세 제안은 자본 과세의 한 갈래로 세계에서 오래 논의되어 왔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 칼은 유난히 무겁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세금을 매기면 그 칼끝이 반도체와 전자, 곧 이 나라 수출의 본진을 겨눈다. 어느 정부든 쉽게 빼 들 수 없는 칼이다.

이 현상에서 나는 두 가지를 본다. 첫째, 자본에 세금을 매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옳은 일이라고 해도 정치가 무조건 따라오지 않는다. 오해는 말자. 쉽지 않다는 것이지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쌓인 자산의 보유에 제 몫의 짐을 지우는 세제 전환, 특히 공급이 고정되어 세금이 시장을 비틀지 않는 토지에 더 높은 세금을 물리는 길은 여전히 옳다. 그 논의는 노동 편에 미루고, 여기서는 금융자본에 매기는 세금에 집중하자. 좌초한 것은 바로 그 세금이고, 그 좌초가 말해 주는 것은 이 일이 설득 없이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자본에 제 몫의 짐을 지우는 일은 공론장에서 따져 묻고 설득해 넓혀 가야 할 과제로 남는다. 둘째, 그 설득이 열매를 맺기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 기계는 우리가 세제에 합의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일손이 비는 나라는 기계를 들일 수밖에 없고, 기업은 경쟁에 밀리지 않으려 기계 도입을 앞당긴다. 문제는 들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열매가 어디로 흐르느냐다. 기계가 벌어들인 돈은 임금이 아니라 소유의 몫으로 쌓이고, 쌓인 몫은 다시 투자되어 더 큰 몫을 낳는다. 설득에 드는 시간만큼 쏠림은 복리로 깊어진다. 그러니 순서를 정해야 한다.

과세는 주머니에서 꺼내 가는 일이라 표를 잃고, 지분 취득은 함께 올라타는 일이라 저항이 덜하다. 자본에 과세는 어려워도 소유는 할 수 있다. 과세보다 소유 — 이것은 이념이 아니라 한국 정치의 산수다. 버리고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다. 소유로 먼저 가되, 과세의 길은 살려 두고 공론장에서 벼린다. 국가채무의 압력은 언젠가 그 길을 다시 부를 것이다.

울타리 안과 밖

나라가 거두는 길이 이렇다면, 기업이 안에서 거두는 길이 남는다. 앞의 글에서 나는 같은 기업 안에서 기여와 소유의 고리가 끊기는 현상을 내 책상 위의 일로 증언했다. 그 고리를 다시 이을 제도가 한국에 있는가?

두 가지가 있다. 우리사주제는 종업원이 자기 회사의 지분을 사는 제도다. 그러나 참여가 얕고 상장 기업에 쏠리며, 의결권보다 시세차익에 가깝게 쓰인다. 소유의 형식은 있되 권력의 실질이 옅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의 대표를 이사회에 앉히는 제도다. 그러나 소유가 아니라 발언권이고, 공공기관에만 있다. 회사 지분을 신탁에 담아 종업원이 집단으로 소유하는 종업원 신탁 제도가 가장 나아 보이지만 한국에는 그 법이 없다. 길 자체가 닫혀 있다. 영국, 미국과 우리가 가장 다른 지점이다.

법이 없는 자리를 사적 결단으로 메운 사례가 있다. 나 역시 그 결단에 참여했다. 그 경위와 실물은 이 장의 끝(「임직원 공동소유기업 만들기 실험」)에 적었다. 여기서는 그 경험이 남긴 결론 하나만 보탠다. 사적 결단은 제도를 대신하지 못한다. 제도가 없으면 길은 대주주 개인의 마음에 의존해야 한다. 마음이 바뀌면 길도 닫힌다. 제도가 없으니 분배를 우연에 맡기는 셈이다.

기업 안에서 거두는 일을 제도로 세우려면 한국 노동시장의 지형부터 보아야 한다. 이 시장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두터운 대기업·정규직이 울타리 안쪽,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비정규직이 울타리 바깥쪽이다. 이 갈라짐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 부른다.

이 지형 위에서, 기업 안의 소유가 제도로 열리더라도 세 물음을 통과해야 한다. 나는 이를 양심의 시험대라 부른다.

첫째, 분배가 쏠리는가? 인공지능의 열매부터가 큰 기업에 쏠린다. 도입률이 대기업 9.2%, 중소기업 2.9%다. 세 배가 넘는 차이다. 일하는 사람 개개인의 활용 격차는 좁혀지고 있으나, 쓰는 일과 거두는 일은 다르다. 기업이 인공지능을 자본으로 굴려 이익을 거두는 단계로 접어들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종업원 소유도 지금 제도로는 상장 대기업에 쏠릴 수밖에 없다. 두 쏠림이 겹치면 울타리 안쪽의 대기업 정규직은 주인이 되고 나머지는 바깥에 버려진다. 쏠림을 풀자던 처방이 이중구조를 되레 굳힐 위험이 있다.

둘째, 권력이 쏠리는가? 지분을 고르게 나눠도 결정이 끝내 한 사람에게 몰리면 이름만 공동소유일 뿐이다. 우리사주가 이미 보여 주었다. 종업원이 지분은 쥐었으나 목소리는 내지 못한다. 장부의 소유와 실질의 참여는 다르다. 소유를 나누는 일은 결정을 나누는 일로 이어져야 비로소 완성된다.

셋째, 위험을 가계에 떠넘기는가? 앞 마디에서 적은 그 함정이 여기서는 더 좁고 깊다. 계좌를 나라 경제의 몇몇 산업에 묶는 일도 위험한데, 한 회사에 묶으면 더하다. 회사가 기울면 일자리와 노후가 한꺼번에 무너진다. 임금과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는 셈이다.

울타리 바깥도 보아야 한다. 기업 단위의 소유는 울타리 안의 사람만 거둘 뿐이다. 비상장 중소기업 임직원, 비정규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는 그 울타리 밖에 있다. 그 자리는 앞에서 논한 보편 계좌와 공적 지분이 맡아 받쳐야 한다. 기업 안의 소유는 퍼즐의 한 조각이다. 혼자 두면 이중구조를 키우고, 보편의 판 위에 놓으면 판을 두껍게 한다.

순서가 전략이다

기계가 낳는 부의 독점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세계의 경제학자와 정책가들이 내놓은 제안을 간추리면 다섯 갈래다. 모두가 쓸 공공 인프라, 독점을 깨는 경쟁 정책, 학습 데이터에 정당한 값을 매기는 일, 조세, 그리고 안전의 표준. 모두 필요한 처방이다. 그러나 실행의 순서는 다른 문제다. 같은 처방도 어느 토양에서는 잘 자라고 어느 토양에서는 말라 죽는다. 그래서 나는 앞의 처방들을 하나씩 시험에 올려 보고자 한다. 시험 문제는 하나다. 이 처방이 한국 토양에서 자랄 수 있는가?

보편 자본계좌는 이 시험을 통과한다. 인구 절벽에 답하고, 연금과 별개의 새 그릇이라 인구에 잡힌 저당을 비켜 가며, 보편이라 울타리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공적 지분이 시험을 통과하려면 한국 토양에 맞게 변형해야 한다. 여윳돈을 받는 공모형이 아니라 지분을 심는 출연형이라야 한다. 연금의 시민 배당은 지금은 탈락이다. 앞으로 때가 되면 가야 할 길로 예약한다. 자본 과세도 지금은 탈락이다. 길을 살려 두되 공론장에서 벼려내야 한다. 기업 단위 소유는 부분 통과다. 울타리 밖을 함께 고려한 설계가 있어야 온전히 통과할 수 있다. 끝으로 하나를 보탠다. 다섯 갈래 어디에도 들지 않지만 모든 갈래를 받치는 일이다. 기계가 무엇을 얼마나 대신하고 가치가 어디로 흐르는지 나라 차원에서 꾸준히 조사하고 측정하는 일. 이 눈금이 있어야 나머지 처방이 제 몫을 한다. 쏠림이 얼마나 빠르게 깊어지는지 알아야 계좌에 심을 지분의 규모를 정할 수 있고, 미뤄둔 길 — 시민 배당과 자본 과세 — 을 언제 당겨 올지도 이 눈금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측정하지 않으면 처방은 감에 기댄 처방이 된다. 이 일도 시험을 통과한다. 로봇이 세계에서 가장 빽빽한 나라는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실험실이다.

앞서 내린 판정이 곧 순서다. 지금 바로 할 일은 깔린 길을 잇는 일이다. 부모급여의 한 조각을 지분 계좌로 돌리고, 디딤씨앗의 종잣돈을 저축과 떼어 내고, 성장펀드에 출연형 갈래를 짓는 일. 돈이 적게 들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다. 다음은 시간이 들고 입법이 필요한 일이다. 종업원 신탁의 법제를 열고, 우리사주와 노동이사제를 넓히고, 한국판 인공지능 경제 지표를 세우는 일. 마지막은 지금은 미루되 길만 닦아 둘 일이다. 연금의 시민 배당과 새 자본 세원. 두 길 모두 죽이지 않고 살려 둔다. 순서에서 소유가 먼저일 뿐이다.

순서를 이토록 강조하는 데는 까닭이 있다. 마크알렉상드르 둠바(Mark-Alexandre Doumba)는 토대 없이 서두른 자동화가 중간 일자리만 지우고 성장의 엔진을 만들지 못한다고 경고하며, 이를 성급한 자동화라 이름 붙였다. 그가 제시한 순서는 이렇다. 디지털 기반이 자동화에 앞서야 하고, 역량이 규모에 앞서야 하고, 규칙이 확산에 앞서야 한다. 데이터를 다루는 규칙이 곧 산업 정책이다. 유럽은 반대편 거울이다. 소냐 무지카로바(Soňa Muzikárová)는 유럽의 처지를 이렇게 진단한다. 규제의 우수성에 매달리는 사이 컴퓨팅과 자본에서 밀렸고, 이제 디지털 강대국들 사이에 끼여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첨단 장비의 목줄을 쥔 기업을 둔 대륙조차 그렇다. 가치사슬 안에 들었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의 빠름도 순서 없이는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무엇을 먼저 세우고 무엇을 뒤에 둘지 정하는 일, 그것이 전략이다.

앞의 글에서 미뤄둔 숙제를 이 글에서 풀었다. 지분을 담을 그릇은 부모급여와 디딤씨앗 같은 깔린 제도를 이어 만들고, 그릇을 채울 엔진은 국민연금을 헐지 않고 국민성장펀드의 출연형 갈래로 새로 달며, 세금의 자리는 살려 둔 채 순서를 소유에 양보한다. 남는 물음은 하나다. 소유를 나누면 사람이 정말 주인이 되는가? 현금을 받는 수급자를 만드는 일과 몫을 가진 주인을 세우는 일은 다르다. 주인됨이 장부에서 그치면 껍데기다. 소유가 결정의 힘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함께 자유로워지는 이야기는 이 장의 끝에서 다시 논하겠다.


근거 자료

이 글의 사실 진단은 두 연구 메모와 몇몇 공개 자료에 기댔다. 본문에는 수치의 뼈대만 심고,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정리한다.

연구 메모 — 「AI 경제 대전환 연구 — 한국 사회의 관점에서」((주)지우학, 2026. 6.), 「(메타분석-AI산업) AGI 전망 @ 2026년 2월」((주)지우학, 2026. 2.). 이 글의 골격 — 두 충격의 비틀림에서 그릇·엔진·세금의 풀이를 거쳐 통과 시험과 우선순위로 — 는 6월 메모의 여섯 마디를 따랐다. 세계의 처방 다섯 갈래는 2월 메모 2부에서 가져왔다.

미국 모델과 사전분배의 계보 — 미국은 2025년 세법으로 신생아 계좌(통칭 '트럼프 계좌')를 만들어 2026년 7월 시행에 들어갔다. 2025~2028년에 태어난 시민권자 아이마다 재무부가 1,000달러를 넣고, 그 돈은 미국 주가지수 펀드에 의무 투자되어 18세까지 잠긴다. 다만 종잣돈은 네 개 출생 연도에 한정된 정액이고 가난한 아이에게 더 주는 누진이 없어, 보편 사전분배라기보다 주식 소유를 넓히는 설계에 가깝다. 이를 인공지능 시대의 보편 사전분배 자본계좌로 확대하자는 것은 앤스로픽 「경제정책 프레임워크」(2026. 6.)의 제안 층위다. 사전분배(predistribution)는 제이컵 해커(Jacob Hacker)가 벼린 말로, 시장이 끝난 뒤 결과를 손보는 재분배와 달리 시장이 시작되기 전에 자산의 분포를 바꾸는 일을 가리킨다. 제임스 미드(James Meade)와 존 롤스(John Rawls)의 재산소유 민주주의(property-owning democracy), 자본수익률이 성장률을 웃돌면(r>g) 소득의 흐름만 손봐서는 격차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진단이 같은 자리를 받친다.

인구의 셈 —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2023. 12., 중위). 생산연령인구 3,674만 명(2022)→1,658만 명(2072), 총부양비 40.6→118.5(노년부양비 104.2), 경제활동의 한복판인 25~49세는 1,860만 명→764만 명. 국제순이동은 2030년대 연 6만 명 중반대로, 직전 추계(연 4만)보다 늘려 잡았다.

세 제도 — 디딤씨앗통장: 취약계층 아동 대상, 2025년부터 매칭 1:2(본인 월 5만·정부 월 10만), 정부 매칭분은 국공채 운용(아동권리보장원, 2026). 청년 적금의 계보: 청년희망적금(2022, 2년)→청년도약계좌(2023, 5년, 2025년 2월 누적 166만 명)→청년미래적금(2026. 6. 22. 출시, 월 최대 50만·3년, 기여금 6~12%, 이자 비과세). 미래적금은 출시 첫날 신청 20만 명, 신청 기간(2026. 6. 22.~7. 3.) 누적 신청 234만 3천 명이다(금융위원회·서민금융진흥원 집계, 2026. 7. 6.). 부모급여 0세 월 100만·1세 월 50만, 아동수당 8세 미만 월 10만(보건복지부, 2026).

국민연금 — 적립금 1,458조 원(2025년 말), 2026년 1월 1,540조 원 돌파. 2025년 수익률 18.82%, 수익금 231.6조 원으로 기금 설치 이래 최고이며 한 해 연금 지급액 49.7조 원의 4.7배다(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2026. 2.). 삼성전자 7.8%·SK하이닉스 8.1% 지분 보유(DART 공시·리더스인덱스, 2026. 4.). 2025년 3월 개혁: 보험료율 9→13%(2033년까지), 소득대체율 43%, 국가지급보장 명문화, 고갈 2055년 전후→2064년(운용수익률 5.5% 가정 시 2071년). 국내주식은 2026년 들어 증시 급등으로 실제 비중(2월 말 24.5%, 395조 1천억 원)이 목표(14.9%)를 크게 웃돌았다. 기금운용위원회는 1월에 기계적 리밸런싱을 한시 유예했고, 5월에는 목표비중을 20.8%로 올려 현실화했다(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 한시 확대, 일일 리밸런싱 규모 축소). 2027~2031년 중기 배분은 해외·대체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한다(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2026. 5. 28.).

국민성장펀드 — 5년 150조 원, 2026년 30조 원 집행(AI 30조·반도체 20.9조 등 12개 첨단전략산업). 국민참여형: 국민 모집 6,000억 원에 재정 1,200억 원이 후순위로 참여해 자펀드별 20% 범위에서 손실을 우선 부담. 2026년 5월 22일 출시, 5월 29일 모집액 소진. 가입자 30,258명, 1인 평균 가입액 약 1,983만 원, 서민형 가입자 38.6%, 투자 한도 5년 2억 원(금융위원회, 2026. 5.). 금융위원회는 매년 6,000억 원씩 5년 동안 총 3조 원의 국민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며, 2차 펀드(6,000억 원, 재정 후순위 1,200억 원)는 2026년 3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2026. 7. 6. 운용사 선정 착수).

알래스카 영구기금 — 석유 수입을 기금으로 쌓아 그 운용 수익을 주민 배당으로 해마다 지급하는 미국 알래스카주의 제도.

조세의 기록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소득세법 개정, 2024. 12.), 증권거래세 0.20% 환원(2026), 대주주 기준 50억 유지(10억 강화 무산), 가상자산 과세 2027년 연기(기획재정부, 2025·2026 세제개편).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2025. 12. 23. 국회 통과)으로 2026년 1월 1일 시행,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을 종합과세(최고 45%)에서 분리해 14~30%(50억 초과 구간 30%)로 과세하며 2028년 귀속분까지 한시 적용. 상장주식 개인 투자자 1,423만 명(2024년 말), 가상자산 이용자 1,077만 명(자본시장연구원, 2025). 로봇세 논의는 2017년 자동화 세액공제 축소에 그쳤다.

재정의 압력 — 국회예산정책처 「2025~2072년 NABO 장기재정전망」(2025. 2.): 국가채무 1,270조 원(GDP 47.8%)→7,303조 원(173.0%), 실질성장률 장기 추세 2.2%→0.3%. 기획재정부 제3차 장기재정전망(2025. 9.)은 2065년 채무 비율을 기준 156%·최대 173%로 본다.

기업 안팎의 격차 — AI 도입률 대기업 9.2%·중소기업 2.9%(통계청 통계개발원 「통계플러스 2024년 봄호」, 2021년 기준), 중소기업 5.3%(중소기업중앙회, 2025). 생성형 AI 활용률 대기업 66.5%·중소 52.7%(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 2026. 6., 임금근로자 3,000명 설문). 기업의 인공지능 지출 급증(멘로벤처스 집계)은 얼굴 글 근거 자료에 정리했다.

종업원 소유의 제도 — 우리사주제(참여 저조, 상장기업 편중), 노동이사제(2022년 공공기관 도입, 민간 부재), 종업원 신탁(영국 EOT·미국 ESOP은 법제 보유, 한국은 법제 부재).

처방 다섯 갈래 — 켈리 본(공공 AI 인프라와 접근성), 필리프 아기온(경쟁 정책, 중소기업의 데이터·컴퓨팅 접근), 찰스 퍼거슨·샤미카 시리만(지식재산권과 데이터의 값, 강제 실시권), 페터 키르히슐래거(과세를 노동에서 자본·데이터로 — 상세는 노동 편 근거 자료 참조), 데미스 하사비스(국제 안전 표준). (Project Syndicate, 2025~2026)

순서론 — 마크알렉상드르 둠바(Mark-Alexandre Doumba)는 성급한 자동화(premature automation)를 대니 로드릭의 성급한 탈산업화에 빗대어 벼렸다. 디지털화가 자동화에 앞서고, 역량이 규모에 앞서고, 거버넌스가 확산에 앞서는 순서를 제안하며, 데이터 거버넌스가 곧 산업 정책이라고 진단한다. 브라질의 공공 결제망 픽스(Pix)를 후발 주자의 본보기로 든다. (The Perils of Premature Automation, Project Syndicate, 2026. 2.)

유럽의 거울 — 소냐 무지카로바(Soňa Muzikárová)의 진단: 유럽은 첨단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에, 핵심 컴퓨팅을 미국 클라우드에 기대며, 향후 5년 AI 산업 재건에 약 3조 유로가 든다고 추산된다. 2024년 AI 투자 유치는 미국 약 470억 달러 대 유럽 110억 달러.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독점한 ASML 같은 목줄(choke-point) 기술을 쥐고도 압착을 걱정하는 처지가, 사슬 안에 들었다는 안심이 얼마나 얇은지 보여 준다. (Europe Cannot Avoid an AI Reckoning, Project Syndicate, 2026. 2.)

나라 사이의 격차 —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인공지능 공급망에 든 나라(한국·일본·대만)와 밖에 남은 나라의 갈림. 광물 부국은 돈이 들어와도 이득을 퍼뜨릴 제도가 없는 자원의 저주를 겪을 수 있고, 사무 외주로 성장한 인도는 그 산업부터 피격당하며, 중국도 안전망 확충 없이는 사회 안정이 어렵다고 본다. (The AI Economy's Permanent Underclass, Project Syndicate, 2026. 6.)

로봇 밀도 — 국제로봇연맹(IFR) 「월드 로보틱스 2025」: 한국은 제조업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대수 1,220대로 세계 1위다. 2019년 이후 해마다 평균 7%씩 늘었다.

옛 글 — 「기계를 들이는 사람」: 몫의 쏠림과 기업 결절점의 논리, 이 글이 갚은 예고 문장. 「누가 사다리를 치웠는가」: 세제 전환(거래에 가볍게, 보유에 무겁게)과 토지 과세 논거의 상세. 「87년 체제의 종언」: 넷째 기둥(경제의 비민주성).


태그


각주

↩ [1]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중위). 생산연령인구는 2022년 3,674만 명에서 2072년 1,658만 명으로 준다. 총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유소년·노년 인구)는 40.6에서 118.5로 오르고, 그 가운데 노년이 104.2다.
↩ [2] 금융위원회 집계. 국민참여성장펀드는 2026년 5월 22일 출시되어 5월 29일 모집액 6,000억 원이 다 팔렸다. 가입자는 30,258명, 1인 평균 가입액은 약 1,983만 원이다.
↩ [3] 조세특례제한법 개정(2025. 12. 23. 국회 통과). 2026년 1월 1일부터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서 분리해 14~30%(50억 원 초과 구간은 30%)로 과세한다. 2028년 귀속 배당까지 한시 적용된다.
↩ [4] 국회예산정책처 「2025~2072년 NABO 장기재정전망」(2025. 2.). 국가채무가 2025년 1,270조 원(GDP의 47.8%)에서 2072년 7,303조 원(173.0%)으로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의 제3차 장기재정전망(2025. 9.)도 2065년 채무 비율을 최대 173%로 본다.